첫 아르바이트는 신문 배달이었다.
6학년이 되던 해 어려운 상황에서 딸 셋이 사는 욕망녀는 자전거를 사고 싶었다. 그보다 두 살 어렸던 4학년 때 동네 오락실 주인의 아들인 동급생에게서 자전거를 빌려 혼자 태화강변으로 향했다.자전거를 배워보고 싶었기 때문이다.잡초가 우거진 강변에서 11세 어린 여자아이의 욕망녀는 혼자 수십 차례 쓰러져 일어나기를 반복했고 하늘이 파랗게 질린 저녁 무렵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됐다.양 종아리에는 수십 개의 멍이 들었지만 마음은 뿌듯해 내일이라도 자전거를 타고 날아다닐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반가움 때문인지, 아니면 모두 자전거를 사기 시작할 나이여서 그런지 어쨌든 자전거가 계속 갖고 싶었다. 2년 뒤 조금 더 작은 오락실 주인이었던 다른 친구가 갑자기 제안을 했다.우리 신문 배달해 보지 않을래?’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뭔가 하려면 항상~’
“응” “내일 새벽 6시 학교 앞 OO일보 사무실로 올까~” 국민학교 시절 초품아 등은 없었기 때문에 도심에 살아도 대부분의 아이들이 버스 한두 정거장은 도보로 등하교를 했다. 어린 아이들이었지만 버스보다 빠른 발을 가졌던 시절 ㅋㅋㅋ 신문배달로 동네일주는 어려운 일이 아니라 무엇보다 자전거를 갖고 싶었다.부모님께는 친구들과 동네를 돌아다니며 운동한다는 거짓말을 하고(이런 거짓말이 통하는 안전한 세상이었는데.. 다음날 아침 OO일보 배달사무실로 갔다. 배달할 신문 100부와 자전거를 받았다.야호~ 그럼 전·거·다!! 걸어서 배달이 아니었어! 비록 자전거는 어른용이었고! (안장이 가슴까지 왔다) 나는 2년전에 스스로 터득한 것이! 였지만 무섭지 않았다.3일간 배달할 집을 암기하고 혼자 배달을 시작한 날~ 잊을 수 없다.어린 여자아이 둘이서 마을을 뛰어다니며 신문을 문 아래 기술적으로 던졌다. 신문입니다.
늦가을 해가 짧아지는 때라 해가 뜨기 전에는 친구들과 함께 해가 뜬 뒤 우리 집으로 가는 길은 혼자 배달했다.아…동네 강아지들이 얼마나 짖고 무서운지……아직도 그때 그 귀여운 녀석들과 눈싸움했던게 생각난다.눈빛을 걷는 순간 짖는다.
그때는 나도 작아서 강아지가 무서웠어. 새벽에 배달을 하고 등교하면 수업시간의 절반은 졸고.. 태생이 나이트 애니멀인데 새벽배송이 무슨 일이고… 이상하게도 우리가 신문배달을 하자 그 알바가 갑자기 반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서너 명의 남자아이들이 함께 하려고 배달 사무실을 찾았다.ㅋㅋㅋ재밌어보였나봐.그리고 6학년 10반 아이들은 한 달간 신문배달을 하고 첫 월급을 받았다.10만원 천… 멍하니 그 시절은 호빵이 백원! 학교 앞 떡볶이 5떡에 50원!오락실 ‘부글부글’ 한번에 50원!! 너무 많이 벌었다.생애 첫 월급으로~ 굿!
그 돈으로 겨울옷도 사고 하얀 바구니가 있는 빨간 자전거를 샀어.열세 살 겨울 처음 아르바이트 신문 배달을 시작했을 때 아직 서툴렀던 자전거 실력이 한 달 뒤 몰라보게 늘어 다리도 길어지는 듯했다. ^^중간 자동차에 부딪히거나 동네 개들에게 쫓기거나 지금 생각하면 웃지 못할 일이 많았지만 신문배달로 첫 월급을 받았던 13살 어린 욕망녀를 떠올리면 내게 마음의 훈장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