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광이의 라쿠테이블 RS-Table 구매후기
본격적으로글을시작하기전에내가얼마나매우미쳤는지를여러분들에게증명할필요가있겠지. 보시다시피 의자에 앉는 게 싫다는 이유로 책상과 의자를 팔고 엎드려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하루 종일 엎드려 있으면 숨도 막히고 소화도 안 되는 것 같은데, 심지어 허리디스크까지 덮치자 어쩔 수 없이 천장을 바라보며 누워 있는 중이었다. 그러다 문득 ‘슬라이딩 테이블’ 내지는 ‘침대 책상’이라는 것이 눈에 들어왔고, 여기에 어느 정도 기기만 조정하면 누운 채 그림이나 영상 편집 같은 작업을 충분히 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체적인 그림은 그려도 늘 현실의 벽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날 뿐이어서 일단 물건부터 샀다.
그래서 구입하게 된 것은 간이침대 제품으로 이미 유명한 라쿠사의 RS 테이블. No Japan 운동 참가자로서 구매가 바람직하지는 않았지만 섬나라 놈들의 장인정신과 제품 마무리도 입으로 욕을 하면서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경질적이게도 높이 조절 잠금 손잡이가 측면에 달려 있어 벽면에 깔끔하게 달라붙지 않지만 수려한 외관과 마감 처리를 보면 일단 화가 가라앉는다. 게다가 대부분의 부분은 대체로 곡선 처리가 되어 있어 부드럽고 따뜻한 인상을 주기 때문인지 괜히 마음까지 둥글어지는 것 같아 일본에 대한 이유 없는 증오도 다소 진정되는 것을 느꼈다.
조립 과정은 너무 번거롭고 땀이 났지만 수많은 상품 평가를 읽고 나니 상품이 온전히 와줬다는 사실에 운송기사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려야 했다. 실제로도 조립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완성을 눈앞에 뒀을 때 친구가 불러 저녁 먹으러 나가야 했기 때문에 흥이 깨져 버린 것을 제외하면 특이사항도 없었다. 그냥 아무래도 상판이 무거워서 이 책상의 높낮이를 조절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했거든. 돈을 벌면 자동 높낮이 조절할 수 있는 슬라이딩 모션 데스크를 구입해야 한다. 전자동으로 움직이는 책상을 사면 만사 해결인데 굳이 내 수고를 들여서 나사를 조이고 풀고 높이 조절할 이유가 없다.
어쨌든 구입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상판은 조금 무거웠지만 그렇다고 잡기 어려울 정도도 아니고 책상은 위아래뿐만 아니라 좌우로도 매우 부드럽게 이동한다. 나중에 이사할 때 많은 도움이 됐어. 만약 바퀴가 앞뒤로만 이동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사 중 정나미가 떨어졌을지도 모른다. 어디에 둬야 할지 고민하다가 자주 위치를 바꿨는데 만약 이동에 제한이 있었다면 이런 고민마저 사치스러웠을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노트북을 사용할 때는 책상을 당겨 적당한 위치에 둔 뒤 키보드를 설치해 조작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지난번 구입한 르메이아 태블릿 거치대를 결합해 갤럭시탭S8플러스 세컨드 스크린 기능으로 듀얼 모니터를 사용하면 상당히 편했다.그래서 잘 시간이 되거나 피곤하면 밀고 치우면 끝. 물론 지금은 노트북 전원 어댑터 때문에 공간이 조금 모호하지만 나중에 아이패드를 구입하면 본체는 다른 곳에 두고 아이패드와 무선 사이드카로 연결하면 만사가 해결된다.
출근할 때는 이렇게 정리를 한다. 접이식 이동 침대와 슬라이딩 테이블의 조합이 남자의 마음을 울리네. 앞으로도 영원히 함께할 거야, 라쿠라 RS 테이블!아기동산을 이사할 때 침대가 들어갈 공간과 책상 폭 파악을 마쳤지만 고시엔 책상의 존재를 잊었다. 책상에 걸려 적당한 위치까지 책상을 올리지 못하는 대참사가 일어났다.이럴 줄 알았으면 품질을 조금 양보하더라도 조금이라도 짧은 책상을 선택하게 됐을 텐데 아쉽다. 그러니까 지금 맹렬히 RS 테이블을 팔아서 품질이 조금 낮아도 좀 더 폭이 좁은 책상을 살까 고민되네.